세 번째 인터뷰 : 라영채 님

전기차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모인 EV Infra 앱에서는 서로 질문하고 공감하며 다양한 전기차 에피소드와 의견들이 삼삼오오 모이고 있습니다.
EV Infra는 이렇게 모인 전기차 이용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기록해 보려 합니다. 서로서로의(inter) 다양한 전기차 이야기를 모아보면(view) 언젠가 전기차 문화의 소중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의 (INTER)VIEWEE

라영채 님

"전기차가 없었다면 이렇게 마음 놓고 전국을 다니진 못했을 거예요.”
부지런한 N잡러에게 전기차가 매력적으로 다가온 이유가 궁금해요.
저와 아내는 1년간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함께 운용해왔어요. 두 차량이 뚜렷하게 비교됐죠. 장거리 출장을 다녀오며 전기차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어요. 고속도로 통행료가 반값이고, 충전비도 저렴하잖아요. 주행 거리가 길면 길수록 전기차의 알뜰한 경제성이 고마웠어요. 갖고 있던 내연기관차가 실내 공간은 훨씬 넉넉하고 안락했는데, 자연스럽게 전기차 운전대만 잡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내연기관차도 전기차로 바꿨어요. 그렇게 바꾼 전기차로 1년에 10만 km를 운행했죠.
자연스레 전기차 두 대의 오너가 되셨는데요. 전기차 라이프의 시작은 어떤 차와 함께했나요?
첫 전기차는 현대자동차의 코나 일렉트릭입니다. 그 뒤에 내연기관차를 보내고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데려왔고요. 코나는 친구의 추천으로 단종 전 할인 프로모션 기간에 시승해 보고 구매했어요. 그때까진 전기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기에 코나 일렉트릭 외에 다른 후보는 없었습니다.
코나 일렉트릭을 추천한 친구처럼, 누군가에게 전기차 바람을 불어넣은 경험이 있나요?
많죠. 제가 전기차에 끌렸던 지점이었던 '경제성'에 대해 지인들에게 자주 이야기했어요. 실제로 제 추천으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를 구매한 지인,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기아자동차 니로 EV를 구매한 지인들이 있어요. 출퇴근 거리가 짧은 단거리 운전자 지인들에게는 특별히 권하진 않고, 장거리 운전자 지인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는 편이에요. 그렇다고 무조건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긴 전기차가 최고라고 말하진 않아요. 그만큼 차 가격이 높으니까요. 그보다 전비를 살펴보라고 하죠. 전비가 잘 나오는 전기차를 나열해놓고 자신의 예산에 맞는 전기차를 구매하길 추천합니다.
전기차 인프라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본 적도 있나요?
있죠. 저는 현재 전라북도 전주시 완주군에 위치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데요, 제가 전기차를 살 때만 해도 아파트 주차장에 충전 시설이 없었어요. 때마침 동 대표로 뽑혀서 아파트 충전기 대수를 법에서 지정한 최대로 신청했어요. 충전 요금도 당시 가장 저렴한 업체로 선정했고요. 현재까지는 설치한 충전기 대수와 주민의 전기차 대수가 동일해요. 아파트가 500세대 이하라서 법적으로 전기차 충전 자리 중 한자리만 전기차 전용이고, 나머지 일곱 자리는 내연기관차와 혼용할 수 있어요. 감사하게도 저희 아파트는 밤 8시까지는 전기차 자리를 비워놓는 문화가 자리 잡혀있어요. 그 이후에 주차 자리가 부족해지면 내연기관차가 주차되어 있긴 하지만요. 그건 주차난 때문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전기차를 타면서 체득된 노하우가 있다면요?
회생제동이 모든 상황에서 효율적이진 않다는 사실 아시나요? 회생제동 단계를 가장 강력하게 설정한다고 무조건 배터리 충전량이 많아지진 않아요. 초반에 그 사실을 잘 모르고, 주행 가능 거리가 조금 남았을 때 회생제동을 최대치로 높였다가 도로에 차가 멈춰버린 적이 있어요. 평지나 오르막길에서는 회생제동을 약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편이 좋아요. 물론 내리막길이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회생제동을 최대치로 즐기죠. 그리고 전기차가 방전됐을 때 5분 정도 시동을 끄고 있다가 다시 켜면 조금 더 주행이 가능해요. 이 팁은 EV Infra 커뮤니티에서 알게 됐어요.
코나 일렉트릭으로 즐긴, 기억에 남는 여행길이 궁금해요.
저는 차박에 로망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코나 일렉트릭을 샀을 때 차박 아이템을 싹 구매했어요. 명절 연휴가 되면 제 고향인 강원도 동해를 목적지로 삼고 여행을 즐깁니다. 고속도로 대신 산길로 드라이브를 즐기기도 하고, 관광명소도 들려요. 특히 제천에서 태백으로 넘어가는 산길을 좋아해요. 마음에 드는 스팟에서 차박을 즐기는데, 코나에서 잠까지 자긴 어려우니 잠깐 쉬는 정도로 그 시간을 향유해요. 잠은 근처 숙소에서 자고요. 아, 강원도 추암해수욕장에서 열리는 킹크랩 축제를 추천해요! 매년 5월에 열리는데요, 대게가 1kg에 3만 원이에요!
가까운 미래에 타보고 싶은 전기차가 있나요?
테슬라! 평소에 코나 일렉트릭은 아내가 자주 타고, 저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자주 운전해요. 제가 자주 타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테슬라로 바꾸고 싶어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시스템이 정말 탐나요. 장거리 운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전기차 디자인만 놓고 보자면 포르쉐 타이칸에 눈길이 가기도 하네요.
오너님의 삶에 전기차는 어떤 의미가 되어가고 있나요?
현재의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는데 반드시 필요한 존재. 전기차가 없었다면 이렇게 마음 놓고 전국을 다니진 못했을 거예요.(웃음)
필진 김송은
E-mail songeun.kim@erevo.kr Instagram @kim.song.eun
카 클럽 '에레보' PD. <모터리언> 기자, <BBC 탑기어 코리아 매거진> 에디터 등을 거치며 자동차 관련 콘텐츠를 온라인, 유튜브, 매거진 등에 차곡차곡 담아왔다. 현재는 ‘에레보 신사’를 기반으로 다채로운 자동차 관련 콘텐츠를 풀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