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인터뷰 : 박주현 님

전기차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모인 EV Infra 앱에서는 서로 질문하고 공감하며 다양한 전기차 에피소드와 의견들이 삼삼오오 모이고 있습니다.
EV Infra는 이렇게 모인 전기차 이용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기록해 보려 합니다. 서로서로의(inter) 다양한 전기차 이야기를 모아보면(view) 언젠가 전기차 문화의 소중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의 (INTER)VIEWEE

박주현 님

"제 자동차 번호판 플레이트에 '전기차는 삶의 연결고리'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요."
아이오닉 5 구매를 결정하게 된 구체적인 이야기가 궁금해요.
와이프에게 현대자동차 콘셉트카 45를 보여준 적이 있어요. 저희 둘 다 디자인을 마음에 들어 했죠. 이후에 그 콘셉트카가 아이오닉 5로 출시되었고, 큰 고민 없이 2021년 2월에 사전 예약을 했어요. 시승해보니 더 마음에 들더라고요. 이전에 타던 준중형 세단보다 널찍한 공간과 캠핑을 돕는 편의 장비들이 풍요롭게 느껴졌어요. 옵션을 다양하게 주문하지 않아서 빠르게 출고 받을 수 있었고, 차량 가격이 5800만 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해요. 당시에 부산시 전기차 보조금이 1300만 원이었고요. 지금까지 36만 킬로를 주행했네요.
부산시에서 청년을 위한 정책으로 전기차를 경험하셨다고요. 어떤 기회였나요?
부산시와 경제진흥원에서 주관했던 청년 정책이었어요. 강서구과 기장군에 거주하면서 비교적 먼 곳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청춘 드림카'를 지원해 줬죠. 그 정책 덕분에 저는 르노삼성 SM3 ZE 모델을 2년 정도 운행해 봤죠. 덕분에 자동차 유지비와 출퇴근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었습니다. 정말 만족하면서 탔어요.
사실 정말로 처음 전기차를 타본 건 회사 법인 차량이었던 아이오닉 일렉트릭이었어요. 구 오닉이라고 불리는 그 전기차요. 정확히는 구 오닉으로 전기차 세계에 첫 발을 디뎠고, '청춘 드림카' 정책의 도움을 받아 SM3 ZE 모델을 타게 된 거죠.
박주현님의 아이오닉 5
아이오닉 5 오너가 되기 전과 후로 라이프스타일에 변화가 있었나요?
아이오닉 5 전에는 르노삼성 SM3 가솔린과 SM3 ZE를 탔었는데, 그 때는 자동차를 단지 운송 수단 개념으로 탔던 것 같아요. 캠핑을 가더라도 자동차는 짐차 정도로만 사용했고요. 그런데 아이오닉 5는 캠핑 라이프를 적극적으로 도와줘서 참 좋아요. 일단, 보기보다 넓은 공간이 정말 쾌적하고요. 노지 캠핑장에서 아이오닉 5의 전기를 마음껏 끌어다 쓸 수 있는 건 정말 최고예요. V2L 시스템 덕분에 일반 가정용 전자기기를 전기차에 꽂아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최근에 부산에서 서울로, 아이오닉 5 차박 여행을 즐기셨다고요!
와이프와 함께 서울 차박 여행을 했죠. 부산 집에서 출발해 서울 강남까지 왔어요. 도착해서 공연을 봤고, 남산 산책로를 따라 걷기도 하고요. 밤에는 망원한강공원 공영주차장에서 자리 잡고 한강을 바라보며 맥주도 한 잔! 그 자리에서 차박을 했죠. 인천이 고향이라서 부산에서 장거리 여행을 자주 해봤어요. 그래서 아이오닉 5 장거리 주행이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던 것 같네요.
콘셉트카 45 시절 디자인을 마음에 들어 하셨죠. 오너님이 보시기에 아이오닉 5의 가장 예쁜 부분은 어디인가요?
저는 원래 동글동글하고 매끈하게 빠진 디자인을 선호해요. 그런데 각진 아이오닉 5를 1년 넘도록 보다 보니, 점점 더 멋져보이고 만족스럽더라고요. 제 디자인 취향이 흔들리고 있어요.(웃음) 각진 디자인 디테일들, 무광 외장 컬러, 도트(dot) 픽셀 포인트들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이번에 사이버트럭을 예약하셨다고요! 사이버트럭은 도전과 모험, 실험과 같은 단어와 잘 어울리는데, 어떤 마음으로 예약하셨는지 궁금해요. 출시된다면 아이오닉 5에서 기변하실 생각이세요?
일단 호기심이 반이었어요. 계획했던 귀농 생활에, 아이오닉 5에 기추를 해서 다양하게 활용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져서 고민 중입니다. 사이버트럭 디자인도 와이프가 마음에 들어 했어요. 다양한 기능 중에 오토파일럿, 널찍한 적재함, 웅장한 사이즈 등 매력적인 부분이 많았고요. 그렇지만 출시 가격이 오르고 아파트 주차장에 진입할 수 없는 높이라면 조금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일단 아이오닉 5에 애정을 더 주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하려고요.
오너님만의 충전 습관 같은 것이 있다면요?
이전 전기차가 커넥터 타입이 AC3 상이었어서 충전에 대한 집착이 컸어요. 지금의 DC 콤보는 충전 속도도 빠르고 배터리 용량도 늘어나서 충전에 있어 마음이 느긋해졌죠. 회사 앞에 급속 충전기도 있고, 제가 사는 아파트에도 완속 충전기가 있어서 걱정 없고요. 부산에서 외출할 땐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에 있는 급속 충전기를 애용해요. 집 근처에 위치한 급속 충전기이기도 하고, 전기차 충전소 지킴이 활동할 때 이곳을 거점으로 활동해서 마음이 편한 곳이에요.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 전라권 간담회 현장
전기차 충전 혹은 전기차에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요?
충전 인프라와 유지 보수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KEVUA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 전라권 간담회에서 협회장님과 이사님, 소프트베리 대표님과 유저분들 모두가 대화하며 개선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부족한 전기차 충전소도 문제지만, 고장 난 충전소에 대한 미흡한 대응이 가장 아쉬워요.
집과 회사 외에 부산 전반적인 전기차 충전 스트레스 지수는 높은 편인가요? 최근에 마음을 힘들게 했던 충전 에피소드가 있으셨는지 궁금해요.
부산시도 생각보다 충전소 자체를 찾기가 쉽지 않아요. 충전 대기와 출력 저하 이슈도 많고요. 최근에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스타필드 시티 명지를 갔어요. 그곳에서 충전을 하는데, 속도가 안 나와서 EV Infra에 제보하고 해당 충전사업자 충전기 헬프 데스크에도 계속 보고 했어요. 그런데도 고쳐지지 않더라고요. 앞서 말씀드린 아쉬운 부분의 예시가 될 수 있는 에피소드겠네요.
오너님의 삶에 전기차는 어떤 의미가 되어가고 있는지 궁금해요.
제 자동차 번호판 플레이트에 '전기차는 삶의 연결고리'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요. 지난해부터 운이 좋게도, 메이저 언론사에 전기차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전기차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삶으로 바뀌다니, 즐겁고 뜻깊어요. 동아일보 'EV 라운지'에서 닉네임 비벤덤으로 필진 활동을 하고 있어요. 재밌게 읽어주세요!
필진 김송은
E-mail songeun.kim@erevo.kr Instagram @kim.song.eun
카 클럽 '에레보' PD. <모터리언> 기자, <BBC 탑기어 코리아 매거진> 에디터 등을 거치며 자동차 관련 콘텐츠를 온라인, 유튜브, 매거진 등에 차곡차곡 담아왔다. 현재는 ‘에레보 신사’를 기반으로 다채로운 자동차 관련 콘텐츠를 풀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