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릿!한 인터뷰: 6년 동안 충전소 리뷰를 쓰면 몇 개가 모일까? 김봉두 님의 이야기

찌릿! 통하는 순간,
전기차 유저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 드려요.

ep 2. 충전소 리뷰왕

 충전소 리뷰를 가장 많이 쓴 김봉두 님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경남 김해에 살고 있고, 지난 달까지 포항에서, 올해 3월부터 광양에서 근무하게 된 14년 차 초등학교 교사 김봉두 입니다.
14년이면 결코 짧지 않은 경력인데요. 운전 자체를 시작하신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군대에서 운전병을 했었거든요. 그때 운전을 본격적으로 한 게 지금까지 이어져서 햇수로 따지면 이제 28년 정도 된 것 같네요.
프로 교사, 프로 운전자시네요. 전기차 사신 지는 이제 6년 차라고 하셨어요. 언제 전기차를 사기로 마음 먹었나요?
일본 오키나와에 가족 여행을 갔었는데, 거기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처음 타봤어요. 하이브리드가 저속에는 전기로 가잖아요. 소음도 없고 주행감이 너무 좋아서 전기차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러던 와중에 차를 바꿀 시기가 되어서, 집 근처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를 갔는데 견적을 뽑아보니 아반떼보다 가격이 저렴하더라고요. 그 당시 경남 김해가 보조금을 전국에서 손 꼽히게 많이 줬던 지역이에요. 그렇게 전기차를 선택하게 됐죠.
먼 거리의 학교로 출퇴근을 하시는데, 학교에 전기차 충전시설이 있나요?
작년에 생겼어요. 포항 학교 근무할 때, 교육청에서 보조금을 주는 사업이 있었는데 저희 학교가 선정되어서 완속 2개를 설치했습니다. 저 때문에 선생님들이 전기차를 따라 타셨는데. (웃음) 막상 설치하고 나니 지역 주민 분들이 더 많이 쓰세요. 저희는 사실 다 집밥이 있어서 이용할 때가 생각보다 많지 않거든요.
김봉두 님이 진행한 전기차 실습 수업
그럼 학교에서 전기차로 교육활동을 해보신 적이 있을까요?
요즘은 실과 과목에 수송과 교통수단에 대한 단원이 있어요. 친환경 자동차를 소개하는 수업 내용이 있는데, 직접 제 차를 가져와 보여주고, 학교 한 바퀴 돌아주고. (웃음) 아이오닉 5가 처음 나왔을 때, 시승 이벤트를 신청해서 아이들을 태워줬던 적이 있거든요. 그날 수업 마치고 한 학생의 어머니가 저한테 연락을 주셨어요. ‘오늘 선생님 수업 덕분에 우리 애 장래 희망이 바뀌었다’고.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고 싶대요. 어머니께서 너무 고맙다고 하셨던 게 기억에 남아요.
김봉두 님이 작성하신 충전소 리뷰의 일부
뿌듯함이 남다를 것 같아요. 본격적으로 회원님을 여기 모신 이유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 지난 3월 18일 기준으로 622건. 정말 꾸준히, 6년 간 충전소 리뷰를 써오셨어요. 그럴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충전소 지킴이 활동을 했는데, 그 활동과 겸해서 리뷰를 썼어요. 쓰다보니 이벤트라고 베리를 주더라고요. 이벤트가 아니어도 충전소를 들렀을 때 정보가 없으면 리뷰를 써요. 어제도 한 건 올렸는데, 이건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웃음)
이벤트 때문에 쓰는 게 아니라, 평소처럼 썼는데 베리를 받았다. 그만큼 습관이 되었군요! 리뷰 쓰실 때 특별히 고려하시는 사항이 있나요?
위치죠. 앱으로 보고 충전소를 찾아갔는데 그 위치에 충전기가 없을 때가 있어요. 임의로 찍어서 그렇겠죠. 초창기에는 지도 보고 갔는데 충전소를 못 찾아서 20분, 30분 돌았던 적도 있어요. 나는 좀 불편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편리하게 이용하라는 뜻으로 남기다보니 그렇게 (많이 남기게) 된 것 같아요.
한국자동차환경협회에서 김봉두 님이 받은 표창장
제가 포항 지역의 충전소는 거의 다 남겼죠. 어디를 가더라도 주변에 충전소가 있는지 보고, 있으면 사진 찍어두고. 그게 습관이 됐어요. 이제 폰 갤러리를 보면 가족 사진보다 충전소 사진이 더 많아요. 상도 받았어요. 우수 충전소지킴이로 표창장을 받아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김봉두 님의 아이오닉 일렉트릭
포항 인프라시네요. (웃음) 회원님의 차량을 소개해주세요!
아이오닉 일렉트릭이에요. DC콤보가 적용된 첫 모델입니다. 그 전까지는 충전 단자가 차데모였는데, 그게 불편하다는 말이 있어서 망설이다 이 모델이 나온다기에 구입했어요. 김해에 보조금이 많이 나왔다고 했잖아요. 그 당시에 2,100만 원인가, 꽤 많이 받았어요. 아낀 비용으로 옵션을 더 넣자, 해서 선루프만 없는 풀 옵션입니다.
이 차를 사고 1년 뒤에 sm3 전기차를 세컨카로 구입했습니다. 그 차도 14만km 타다가 보냈고, 전기차 매력에 빠져서 수소 전기차 넥쏘도 구매를 해서 현재까지 와이프가 잘 타고 다니고 있어요.
수소차도 몰고 계시는군요! 지금까지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운행해오시면서, 샀을 당시와 비교해 주행거리나 연비가 좀 달라졌다, 그런 부분이 있을까요?
저도 그 부분을 가장 우려했거든요. 작년 연말에 현대자동차에서 배터리 체크를 해봤어요. 근데 99.2%가 나오더라고요. 관리를 잘 했다기보다 (우려했던 것처럼) 성능이 그렇게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는 것 같아요.
제가 포항에서 전기차 동호회 활동도 하고 있는데, 저희 회원 중 한 분이 볼트를 타세요. 그 분도 30~40만km 탔는데도 멀쩡하다더라고요. 사람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휴대폰 배터리처럼 생각하는데, 그거랑은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맞습니다. 내 차의 장점이 있다면요?
전비가 되게 잘 나올 때는 8, 9Wh/km까지 나오더라고요. 근데 요즘 나오는 신차를 보면 전비가 3, 4 나온다 그러고. 저게 지금 우리나라에서 나온 차 중에 전비가 아마 제일 좋을 거예요.
그렇다면 이건 좀 아쉽다, 하는 부분은요?
주행 거리가 좀 아쉬워요. 겨울에는 230km, 요즘은 300km까지 가는 것 같은데 이렇게 계절따라 차이가 많이 나요. 이번에 김해에서 서울 올 때도 계산으로는 한 번만 충전하면 되는데, 넉넉하게 두 번 정도는 해야 안전하게 갈 수 있어요. 그런 게 좀 불편하더라고요.
저는 늘 EV Infra 앱으로 충전소를 확인하거든요. 근데 요즘은 휴게소마다 전기차 충전소가 있잖아요. 어제도 논산 휴게소에 있겠거니 하고 그냥 갔는데, 신축 공사를 한다고 충전소 라인에 펜스를 딱 쳐놨더라고요. 근데 배터리 보니까 이십 몇 키로 밖에 안 남았어. 그리고 EV Infra를 보니 누가 제보를 했는지 충전소가 없는 걸로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다음 IC에서 빠져나와서 어디 면사무소에서 충전을 했죠. 어제 쓴 리뷰가 여기입니다. (웃음) 아무튼 충전을 꼼꼼하게 챙기지 못하면 조금 불편해요.
김해와 포항을 주 무대로 여행도 많이 다니시는 입장에서 다녀보신 지역의 충전 인프라는 어떤가요?
일단 포항은 충전 인프라가 정말 잘 되어 있습니다. 시에서 밀어주기도 하고, 전기차 동호회에서 활동을 많이 하거든요. 충전기가 있어야 할 곳에 없으면 만들어 달라 시에 요구하고, 전기차 홍보도 하고요. 좋은 일도 많이 해요. 십시일반 후원 받아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도 했고요. 포항 전기차 동호회 입니다. 네이버 카페 찾아 보세요. (웃음)
김해도 나쁘지 않아요. 초창기에 환경부 충전기 시범 운영으로 무료 충전이 가능했잖아요. 이건 진짜 비밀인데, 김해에는 아직도 무료 충전소가 있어요. (웃음) 물론 완속이지만, 그만큼 보급을 위해 (김해시가) 많이 노력하더라고요.
다녀보면 제일 안타까운 곳이 부산입니다. 지하철역, 공영주차장 외에 충전기가 잘 없어요. 설령 생겨도 택시, 화물차가 많고 운행량도 많다보니 충전이 어려워요.
인사이트가 대단하세요. 풍부한 충전 라이프를 이어오시면서 회원님에게 인상 깊게 남은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작년에 서울 내려가는 휴게소에서 어느 노부부를 만났어요. 아이오닉 6를 타고 왔는데, 차 뽑은 지 하루 됐대요. 충전하러 왔는데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전혀 사용 방법을 모르셔서 제가 설명해드리고, 또 제 카드 한번 찍어드리고. (웃음) 감사하다고 차에 있는 먹을 것도 저한테 주셨어요.
충전을 어려워하시는 분들을 도운 일화, 충전소 지킴이 활동 등 전기차 이용 문화를 알리는 데에 정말 진심이신 것 같아요. 충전소 지킴이가 어떤 활동인지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환경부에서 하는 활동이에요. 자발적으로 신청을 하면 선발되는데, 환경부에서 구축한 급속 충전기를 관리해요. 관리라 하면, 충전기를 차에 직접 꽂아서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고장난 경우에 환경부에 사진과 함께 증상을 접수하는거죠. 이런 충전기 관리 뿐만 아니라 전기차 이용자를 대상으로 건전한 충전기 사용법 등을 알리기도 해요.
회원님은 활동하신 지 어느정도 되셨나요?
활동은 4년 째 하고 있어요. 정해진 활동 시기, 생활권 내에서 활동하면 돼요. 저는 부산, 김해, 포항 이 정도. 네이버 카페에서 이 활동을 알게 되어서 신청해봤는데, 하다보니 회원들하고 차박 캠핑으로 친목 도모하고, 인맥도 쌓고 좋더라고요.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 유니폼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라고, 정회원으로서 전기차 사용자의 권익 보호, 전기차 사용 환경 개선, 홍보, 교육 세미나, 강연회 등의 활동을 하고 있어요. 직접 모이지는 못하지만 정기적으로 화상으로 참여하기도 하고, 특정 지역에서 오프라인 모임도 갖고 그래요.
활발히 전기차 관련 활동을 하시고, 힘쓰고 계세요. 저희 앱의 오랜 유저이시기도 하고요. 내공이 느껴지는 이력인데, 충전소를 누구보다 많이 가보신 분으로서 충전 인프라에 대해 하고픈 말씀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해볼까요?
(종이 뭉치를 들며) 제가 이렇게 적어 왔어요. (웃음) 초창기 시절은 충전기 관리가 부실했고, 싼 부품을 사용해서 고장이 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근데 지금은 충전기 자체의 문제보다 이용자들의 부주의로 인한 고장이 많습니다. 충전 매너 부족이 원인인 것 같아요.
지킴이 활동으로 다녀보면 기능적인 고장은 잘 없고, 파손이 많아요. 앞으로도 전기차 이용자가 계속 늘어날텐데, 느는 만큼 전기차 구입시 충전 관련 안전 교육, 화재 예방 교육, 에티켓 교육 등이 필요할 것 같아요. 충전 문화 개선이 시급하다는 거죠.
또 전기차 충전에 대한 대중 인식이 좀 부족해요. 급속 충전기인데도 커넥터를 꽂아두고 시간이 되었는데도 뽑지 않아 다른 이용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영채비나 테슬라에서 미출차 수수료 과금 제도를 시행 중이에요. 그렇게 인위적인 방식으로라도 충전 문화가 자리잡힐 수 있도록 규제해야할 것 같아요. 전기차 이용자 교육과 충전 규제가 중요하다 느껴져요.
예리한 말씀이세요. 그럼 인터뷰 마무리해볼게요. 참여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찌릿!한 인터뷰>는 EV Infra와 회원님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콘텐츠입니다.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인터뷰에 참여해주신 김봉두 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