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유지비는 정말로 저렴할까?

전기차의 경제성 뜯어보기

사람마다 전기차를 구매하는 이유는 다릅니다. 새로운 모빌리티를 남들보다 먼저 타 보고 싶어서, 정숙성이 좋아서, 혹은 순간적인 가속력이 마음에 들어서일 수도 있죠. 하지만 현재 많은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택하는 이유는 단연 경제성일 것입니다.
그런데 충전 요금이 주유비보다 저렴하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지만, 정확히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는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충전 요금이 오른다는 뉴스도 들은 것 같고, 신차 값이 비싼 전기차가 과연 정말로 경제적인지도 의문이 가기 마련인데요.
과연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유지비가 저렴할까요? 그렇다면 얼마나 저렴한 걸까요? 오늘은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와의 정확한 비교를 통해 전기차의 경제성을 살펴보겠습니다.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 비교하기

이번에 비교 대상으로 선정한 현대 코나는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 3종의 선택지가 제공됩니다. ⓒ현대자동차
정확한 비교를 위해 선택한 차는 현대자동차 코나입니다. 코나는 현재 국산차 중 유일하게 가솔린 내연기관차, 가솔린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3종의 파워트레인이 마련된 모델인데요. 각 모델의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전기차는 ‘롱레인지 인스퍼레이션’)을 기준으로 1년에 2만km 정도를 주행한다 가정하고 비교해보겠습니다.
우선 코나 1.6 가솔린 터보 2WD 인스퍼레이션 모델의 가격은 3,120만 원, 공인연비는 복합 12.2km/L입니다. 여기에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2024년 4월 3일 기준) 리터 당 1,647원을 곱하면 연간 유류비는 약 2,700,000원 정도를 지출하게 됩니다.
이어서 코나 1.6 가솔린 하이브리드 인스퍼레이션 모델의 가격은 3,495만 원, 공인연비는 복합 18.1km/L입니다. 마찬가지로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을 곱하면 연간 유류비는 1,820,000원 정도입니다.
코나 일렉트릭 롱레인지 인스퍼레이션 모델 ⓒ현대자동차
마지막으로 코나 일렉트릭 롱레인지 인스퍼레이션 모델의 가격은 5,092만 원입니다. 여기서 국비 보조금 680만 원과 서울시 기준 지자체 보조금 180만 원을 할인받으면 실구매가는 4,222만 원 정도입니다.
인스퍼레이션 모델의 공인 전비는 복합 4.8km/kWh이니, 한전 공용충전기 기준 100kW 미만 충전요금 324.4원/kWh를 곱하면 연간 충전 요금은 135만 1,000원 정도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자, 여기까지 정리해보면 첫 해 동안의 신차 가격 및 연간 유류비(충전요금)의 합은 위의 표와 같습니다. 전기차는 연간 충전요금이 내연기관/하이브리드의 유류비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신차 가격이 비싼 만큼 총 비용으로 보자면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합니다. 이것만 본다면 전기차가 썩 경제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단순히 신차 가격과 유류비(충전요금)를 비교했을 뿐, 실제로는 전기차의 유지비가 세이브되는 요소들이 훨씬 많습니다. 전기차의 경우 혼잡통행료 면제, 고속도로 요금 및 공영주차장 요금 감면 등 실제 운행 과정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현행 자동차세 기준 상 연간 10만 원의 보유세만 내면 됩니다. 반면 1.6 가솔린 및 1.6 하이브리드는 연간 29만 원 정도의 세금을 내야 하죠.
전기차는 교체해야 할 소모품이 적고 보증기간이 길어 장기 유지비가 적게 듭니다. ⓒ현대자동차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주기적으로 소모품을 교체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통상 1만~1만 5,000km 주기로 엔진오일을 교체해야 합니다. 브레이크 패드도 회생제동을 사용하는 전기차보다 훨씬 빨리 닳는 편이고요. 장기적으로는 엔진과 변속기 등 주요 부품의 고장으로 큰 비용을 지불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전기차의 경우 소모품의 종류가 상대적으로 적고, 파워트레인 및 배터리 보증 기간이 훨씬 길어 10년 정도는 큰 지출 없이 운행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는 막히는 도심에서 떠 뛰어난 전비를 내기 때문에, 위의 산식처럼 복합 효율로 단순 계산한 것보다 훨씬 효율이 좋을 수 있습니다. 반면 정체구간에서 공회전을 피할 수 없는 내연기관차는 도심에서 연료 소모량이 늘어나므로, 도심 주행이 많다면 전기차의 효율이 월등합니다.
또한 위의 산식에서는 편의 상 한전 공용 충전기 요금을 기준으로 계산했지만, 실제로는 아파트 완속 충전기나 비공용 개인 충전기를 사용하면 훨씬 저렴한 요금으로 충전이 가능합니다. 이 경우 충전 요금은 kWh 당 200원대 초중반으로, 한전 충전기 요금의 2/3 수준이죠.
여기에 EV Infra와 같은 충전 플랫폼을 활용하면 더욱 경제적인 전기차 생활이 가능합니다. 이동 동선 상에서 최적의 충전소를 찾아 불필요한 이동과 시간 낭비를 최소화하고, 플랫폼의 인앱(in-app) 결제 할인 혜택 등을 잘 활용한다면 결과적으로 내연기관차보다 경제적으로 운행할 수 있겠죠?
결론을 정리하자면, 현재의 과금 체계 및 비싼 전기차 가격 하에서는 운행 환경에 따라 전기차의 경제성을 체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기차의 다양한 할인 및 감면 혜택을 누릴 수 있고, 도심 주행 비율이 높으며, 최적의 충전 플랫폼을 잘 활용한다면 전기차의 독보적인 경제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기차의 가격은 꾸준히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배터리 생산 단가가 저렴해지고 자동차 회사들의 가격 인하 경쟁으로 머지않아 보조금 없이도 내연기관차와 가격 경쟁이 가능한 전기차가 등장할 것입니다. 이때가 된다면 전기차의 경제성에 의문을 가질 필요도 없겠죠? 다가오는 미래를 기대하며 EV Infra를 통해 더욱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전기차 라이프를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필진 엘제이
자동차 전문기자 출신 콘텐츠 에디터. 전기 자동차 이야기를 쉽고 재밌게 풀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