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만날 수 있을까? 한국에 없는 전기차 7종

초소형부터 슈퍼카까지, 나는 몰랐던 해외 전기차 7종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전동화 속도가 빠른 나라 중 하나입니다. 2022년 기준 전체 신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은 9.8%로, 미국(5.6%)이나 이탈리아(4%)보다 빠르며 세계 평균(10%)에 근접한 수준이죠. 다양한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관심을 가지면서 국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전기차 종류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소형차 위주였던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는 이제 초소형 전기차부터 고급 승용차, SUV, 스포츠 세단, 상용차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라인업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세계 각지에서 우후죽순 쏟아지는 새 전기차 중 여전히 한국에선 볼 수 없는 차들이 적지 않은데요.
오늘은 우리나라에 꼭 들어왔으면 하는 전기차 7대를 소개합니다. 가장 작고 저렴한 차부터 수십억 원대를 호가하는 슈퍼카까지 정리했으니, 순서대로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피아트 토폴리노

가장 먼저 소개할 차는 피아트의 작고 귀여운 전기차, 토폴리노입니다.
ⓒ 피아트 공식 홈페이지
‘토폴리노 topolino’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생쥐를 의미하는데요. 1936년 출시된 피아트의 2인승 대중차, 1세대 500의 별명에서 따 온 이름입니다.
사실 토폴리노는 자유롭게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는 아닙니다. 최고속도가 45km/h에 불과한 저속 전기차이기 때문인데요. 고속 주행이 불가능한 대신 전장 2.5m에 불과한 차체는 유럽의 복잡한 골목길을 헤집고 다니기엔 충분합니다. 4시간만 충전해도 최대 75km를 달릴 수 있으니 하루종일 시내 여행을 즐기고도 남겠네요!
같은 스텔란티스 산하의 시트로엥 ‘아미 Ami’를 기반으로 만든 차량이지만, 토폴리노는 피아트 고유의 디자인 아이덴티티와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가득합니다.
넓은 수납공간과 보온병, 비치 타올로 쓸 수 있는 시트 커버와 차체에 묶을 수 있는 트렁크 가방도 있죠. 개방형 차체를 선택하면 도어 대신 밧줄을 달고 캔버스 지붕을 돌돌 말아 열 수도 있답니다. 이 정도면 조금 느려도 한 대쯤 갖고 싶지 않나요?

닛산 사쿠라

얼마 전 국내 기아 레이 EV가 출시되며 경형 전기차가 부활했지만, ‘경차 왕국’ 일본에서 대박을 친 닛산 사쿠라의 인기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2022년 출시된 사쿠라는 일본 최초의 순수 전기 경차로, 일본 올해의 차로 선정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 닛산
사쿠라의 외형은 전형적인 톨보이 tall boy 타입의 경차 형태입니다. 박스형 차체로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인데요.
*톨보이 : 전장에 비해 비교적 높은 전고로 독특한 인상을 주는 스타일
작은 차체는 일본의 좁은 도로 환경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시트를 폴딩해 다양한 공간 구성이 가능합니다. 성능 또한 일본 경차 기준에 맞춰 최고출력은 64마력이며, 20kWh 배터리 완충 시 주행거리는 WLTC 기준 180km입니다.
사쿠라는 우수한 상품성과 가성비를 두루 갖췄는데요. 자동 주차 기능과 커넥티비티 기능,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와 원-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한 회생제동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일본 기준 전기차 보조금 수령 시 최저 178만 엔(한화 약 1,600만 원)부터 구매가 가능한데요.
레이 EV가 국내 기준 보조금 수령 시 2,000만 원대 초반부터 구매 가능하니 그보다도 훨씬 저렴한 셈이죠. 한국에서도 1,00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면 저렴하고 실용적인 전기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매력 있지 않을까요?

르노 메간 E-테크

이제는 조금 더 현실적인 전기차를 살펴보겠습니다. 르노 메간 E-테크인데요. 컴팩트 크로스오버 형태의 메간 E-테크는 르노의 대표 준중형 모델, 메간의 이름을 따 온 전기차입니다.
ⓒ 르노
2020년 공개된 르노 e비전 콘셉트카의 양산 버전인데요. 전기모터는 129마력, 215마력 등 두 종류가 제공되며, 배터리 또한 40kWh, 60kWh 등 두 종류의 라인업을 지녔습니다.
기본형 모델은 WLTP 기준 1회 충전으로 300km를, 가장 상위 모델은 470km 주행이 가능합니다. 26가지 ADAS 장비를 갖춰 레벨 2 수준의 반자율주행이 가능하며, 디자인과 상품성 측면에서도 호평이 이어졌죠.
메간 E-테크는 프랑스를비롯한 유럽 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르노코리아를 통해 수입, 출시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요. 유럽 스타일의 크로스오버 전기차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되겠네요!

폭스바겐 ID.버즈

전기 미니밴을 원한다면 폭스바겐의 매력적인 ID.버즈는 어떨까요?
ⓒ 폭스바겐
전기차 전용 MEB 플랫폼 기반으로 개발된 ID.버즈는 전설적인 폭스바겐 마이크로버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델입니다. 원박스에 가까운 차체와 큼지막한 로고, 투톤 컬러 등에서 마이크로버스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데요.
ID.버즈는 5인승 승용 미니밴과 상용 카고밴 등 두 종류가 존재하며, 더 긴 차체를 지닌 7인승 롱휠베이스(LWB) 모델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201마력의 후륜구동 모델을 기본으로 286마력 후륜구동 버전과 올해 출시되는 339마력의 4륜구동 GTX 모델 등으로 구성됩니다.
배터리는 SWB 모델이 83kWh, LWB 모델이 91kWh 용량이 제공됩니다. LWB 모델은 EPA 기준 1회 충전 시 406 ~ 418km 주행이 가능하죠. 30여 분 만에 50~80% 충전이 가능한 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V2X 기능으로 가전제품에 전원을 공급할 수도 있습니다. 전기 캠핑카로 사용한다면 이 보다 더 좋은 파트너가 없겠죠?

포드 F150 라이트닝

미국에서는 승용차만큼 인기 많은 차종이 픽업트럭입니다. 픽업트럭은 큰 차체로 배터리 탑재에 대한 부담도 적어 전동화도 비교적 수월한데요. 속속 출시되는 전기 픽업트럭 중에서도 많은 이들의 기대를 얻는 모델이 포드 F150 라이트닝입니다.
ⓒ 포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F150 라이트닝은 미국의 베스트셀러 픽업트럭인 포드 F150의 전동화 버전입니다. 으레 미래적인 디자인을 채택하는 타 전기차와 달리 정통 픽업의 강인한 디자인을 적용한 것이 특징인데요.
픽업트럭의 용도에 맞게 무거운 짐을 싣거나 최대 4.5톤을 견인할 수 있으며, 프로토타입은 무려 570톤에 달하는 기차를 끄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답니다.
모든 모델에는 2개의 모터가 탑재돼 네 바퀴를 굴리며, 98kWh 배터리가 탑재된 스탠다드 버전은 458마력, 131kWh 배터리가 탑재된 롱레인지 버전은 588마력을 발휘합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EPA 기준 기본 390km, 롱레인지 버전은 최대 510km에 달한다고 하네요. 조금 덩치가 크긴 하지만, 중후하게 각진 맛이 있는 전기차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잘 어울릴 모델입니다.

캐딜락 셀레스틱

고급 세단 업계에서도 전기차는 뜨거운 감자입니다. 고급 대형차는 정숙성과 부드러움이 요구되는데, 전기차는 그런 조건에 잘 맞기 때문인데요. 롤스로이스, 벤틀리, 마이바흐 같은 브랜드들이 이미 전기차를 내놨거나 내놓을 예정이지만, 오늘은 전동화와 함께 최고급 세단 시장에 복귀하고자 하는 캐딜락을 소개합니다.
ⓒ 캐딜락
캐딜락 셀레스틱은 캐딜락 최초의 순수 전기 세단입니다. 오늘날 캐딜락은 유러피언 주행 감각을 표방하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됐지만, 과거에는 세계 최고의 고급차를 만들던 회사였는데요.
셀레스틱은 전동화 시대를 맞이하며 다시금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개발된 럭셔리 세단으로, 앞서 언급한 롤스로이스, 벤틀리, 마이바흐 등의 하이엔드 브랜드와의 맞대결을 염두에 둔 모델입니다. 실제로 모든 조립은 경쟁사들처럼 100% 수작업으로 이뤄질 예정입니다.
셀레스틱은 GM의 BEV3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작되며, 주문 제작을 통해 차의 컬러, 디자인, 내장재 등을 마음대로 꾸밀 수 있습니다. 최고출력 600마력의 듀얼 모터가 네 바퀴를 굴리고, 111kWh급 대용량 얼티엄 배터리를 탑재했죠.
아직 구체적인 제원은 미국에서도 공개되지 않았지만, 차량 가격이 무려 34만 달러(한화 약 4억 5,800만 원)에 달한다고 전해졌는데요. 우리나라에도 정식 출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하니, 곧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리막 네베라

마지막은 폭발적인 성능을 지닌 전기 슈퍼카를 소개합니다. 크로아티아의 전기차 제조사, 리막(Rimac)에서 선보인 하이퍼카 네베라(Nevera)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 중 하나입니다.
ⓒ 리막
리막은 독보적인 고성능 전기차 기술로 하이퍼카 제조사 부가티를 인수하고 포르쉐, 현대자동차 등과 기술 협력을 진행하는 등 전기차 시대에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리막 네베라는 최고출력 1,914마력에 최대토크 240.7kg.m을 발휘하는 고성능 쿼드 모터 구동계를 지녔습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은 고작 1.81초 만에 마무리되고, 400km/h까지 가속하는 데에도 21.31초면 충분하죠. 전기차는 보통 최고속도가 낮다고 알려졌지만, 네베라의 최고속도는 자그마치 412km/h에 달합니다.
네베라에는 120kWh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 시 WLTP 기준 490km 주행이 가능합니다. 굿우드와 뉘르부르크링에서도 양산 전기차 최단 랩타임 기록을 세웠죠.
이렇게 강력한 전기 하이퍼카, 네베라의 가격은 200만 유로(한화 약 28억 5,000만 원)나 되는데요. 그나마도 150대가 모두 판매 완료됐다고 합니다. 네베라를 주문한 150명의 오너들 중 한국 사람도 있을까요?
오늘 소개드린 모델 중 일부는 어쩌면 우리나라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될 텐데요. 이 중에 여러분의 마음에 쏙 드는 전기차는 어떤 모델인가요? 이 밖에도 세계 각지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더욱 놀랍고 매력적인 전기차가 속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어떤 전기차와 함께 하든 더 똑똑한 EV 라이프를 위해서 EV Infra와 함께 해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마세요!
필진 엘제이
자동차 전문기자 출신 콘텐츠 에디터. 전기 자동차 이야기를 쉽고 재밌게 풀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