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인터뷰 : 선정호 님

전기차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모인 EV Infra 앱에서는 서로 질문하고 공감하며 다양한 전기차 에피소드와 의견들이 삼삼오오 모이고 있습니다.
EV Infra는 이렇게 모인 전기차 이용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기록해 보려 합니다. 서로서로의(inter) 다양한 전기차 이야기를 모아보면(view) 언젠가 전기차 문화의 소중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의 (INTER)VIEWEE

선정호 님

"일단 하이브리드 모델의 높은 연비에 끌렸어요."
2017년도 당시만 해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낯선 구동방식이었을 텐데요, 어떤 마음으로 구매를 결정하셨나요?
예산 총알이 마련된 시기에 니로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딱 출시됐어요. 하이브리드 모델에 계속 관심이 있었거든요. 2017년식 니로 PHEV가 새 차로 산 첫 차예요. 그동안 중고차만 탔었거든요. 그만큼 오래 고심해서 구매했는데요, 일단 하이브리드 모델의 높은 연비에 끌렸어요. 결혼하기 전에는 자동차를 고를 때 멋진 디자인이 가장 중요했는데, 결혼 후에는 연비를 먼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니로를 고민하던 시기에 현대 아이오닉도 함께 봤지만, 니로의 넓은 2열 공간에 더 끌렸어요. 아내와 딸, 아들과 함께 타야 하니까요. 와이프는 큰 차를 원했고, 저는 세단을 타고 싶었는데 니로가 딱 알맞는 절충안이었어요. 너무 작지도 높지도 않은 모델이니까요. 아, 끝까지 쌍용자동차의 티볼리도 살펴봤었는데, 하이브리드가 없어서 제외했죠. 니로를 사기 전에 아이들의 마음도 사고 싶어서, 니로 장난감을 사주기도 했어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라서 누리는 즐거움이 있나요?
기름차의 엔진음, 전기차의 고요함을 전부 누릴 수 있어요. 소리와 진동을 느끼면서 시원하게 달리고 싶을 땐, 엔진 모드로 설정해 놓고 달려요. 전기 모드도 가속력을 즐길 수 있지만 조용하거든요. 속도 120km까지 전기만으로 주행이 가능해요. 엔진이 한 번씩 도와주긴 하지만요. 이 부분도 기름차의 단점과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이라고 봐요.
공식 연비는 19km/L를 가리켜요. 기름과 전기를 가득 넣으면 총 주행 가능 거리가 850km고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장단을 똑똑하게 활용하면 전기차 부럽지 않아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연기관차 시대와 전기차 시대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어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가 공존하는 이 시기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면 좋겠어요.
풀옵션으로 구매하셨다고요?
네, 새 차로 구매하면서 풀옵션을 넣었어요. 구입 당시만 해도 최신 기술들이라 자랑할 만했는데, 지금은 비교적 단순한 기능이 되었네요.(웃음) 그래도 지금까지도 정말 만족스러워요! 소소한 기능이라도 최신 기술이라 경험해 보지 못하면 알 수 없으니까요. 니로를 와이프와 함께 타서, 메모리 시트 기능도 유용하게 쓰고 있고요. 실내등이 노란 전구가 아닌 하얀 LED인 것도 신세계였어요. 아, 아이들과 함께 정동진으로 해돋이를 보러 간 적이 있는데, 겨울이라 너무 추워서 차 안에서 선루프로 올라가서 한 명씩 해돋이를 구경했어요. 뿌듯한 풀옵션의 경험이었죠.
차와 함께 캠핑을 쭉 즐기실텐데, 혹시 또 눈길이 가는 전기차가 있다면요?
지금 제 차에도 루프랙 가로바를 설치해놓을 정도로 캠핑을 좋아해요. 그렇다보니 눈길이 가는 차를 고르라면, 테슬라 사이버트럭이요. 캠핑 트레일러를 들일까 생각 중인데 사이버트럭 한 대면 캠핑 패키지 완성일 것 같아요. 아직은 유니콘같은 모델이라 출시된 후에 실 사용기를 살펴보려고요. 니로 플러그는 십 년은 더 탈텐데, 그 사이에 사이버트럭보다 더 근사한 녀석이 나올지도 모르죠. 기아 EV9에도 눈길이 가더라고요.
2017년도부터 2023년까지.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의 변화를 몸소 체험하셨겠네요.
그렇죠. 구매 당시에는 충전 환경이 열악할 것을 예상해 PHEV 모델을 선택한 것도 있어요. 그런데 막상 충전 라이프를 경험해 보니 우려보다 많은 인프라에 놀라기도 했죠. 초반에는 국내에 전기차 전용 주차 공간에 대한 인식이 낮을 때라 내연기관차 오너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어요. 요즘은 내연기관차 오너보다 오히려 전기차 오너와 부딪힐 일이 가끔 있는 것 같아요. 충전이 끝나도 이동 주차하지 않고 계속 (충전 구역에) 주차해두는 게 문제에요. 저는 충전이 끝나는 시간을 스마트폰 알람으로 설정해둬요. 이 문제는 충전기가 고정식인 이상 해결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저는 이럴 때 충전 값이 싼 이유가 시간까진 사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충전 라이프에 이거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것이 있다면요?
전기차는 보닛 공간에 프렁크가 있잖아요. 의미있는 적재공간으로 쓰긴 어려우니 그 공간에 휴대용 비상발전기가 있으면 좋겠어요. 충전소를 만나지 못했을 때, 비상 충전을 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리고 환경부에서 충전 카드를 하나로 통일할 예정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후에는 자동으로 차량을 인식하고 결제하는 시스템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덥고 추운 날 충전기 모니터 앞에서의 수고를 덜 수 있도록요.
필진 김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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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클럽 '에레보' PD. <모터리언> 기자, <BBC 탑기어 코리아 매거진> 에디터 등을 거치며 자동차 관련 콘텐츠를 온라인, 유튜브, 매거진 등에 차곡차곡 담아왔다. 현재는 ‘에레보 신사’를 기반으로 다채로운 자동차 관련 콘텐츠를 풀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