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인터뷰 : 조현홍 님

전기차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모인 EV Infra 앱에서는 서로 질문하고 공감하며 다양한 전기차 에피소드와 의견들이 삼삼오오 모이고 있습니다.
EV Infra는 이렇게 모인 전기차 이용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기록해 보려 합니다. 서로서로의(inter) 다양한 전기차 이야기를 모아보면(view) 언젠가 전기차 문화의 소중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의 (INTER)VIEWEE

조현홍 님

“EV6했을 때 딱 떠오르는 이미지는, 나이키 에어포스 1.”
이미 ‘닛산 350Z’ 라는 근사한 가솔린 차가 있으신데요, 전기차를 세컨카로 구매하신 배경이 궁금해요.
일상에서 편하게 탈 차가 필요했어요. 제가 일본에서 3년 정도 생활하다가 작년에 한국으로 완전히 들어왔거든요. 한국에 오자마자 결혼과 이사 준비를 시작하면서, 여자친구와 이곳저곳 돌아다녀야 할 일도 많고, 짐공간도 넉넉한 차가 필요했어요. 닛산 350Z는 2인승이어서 혼자 타기엔 좋아요. 작은 슈트케이스도 들어가고요.
그런데 성인 두 명이 자주 타고 다니기엔 확실히 좁더라고요. 아, 기름도 많이 먹어요. 휘발유로 가득 채우면 10만 원이 훌쩍 넘죠. 350Z를 데일리카로 타면 탈 수 있겠지만,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동반자가 생기면서 공간도 유지비도 아쉽더라고요. 350Z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지 않고 주말에 드라이브를 즐기는 시간에 타고 있어요. 1990년대 2000년대에 출시한 올드카를 좋아하던 제게도 실용적인 자동차가 필요한 시기가 온 거죠.
전기차 구매 전과 후, 충전소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진 않으셨나요? 아니면 괜한 걱정이었다, 싶은 부분이 있는지.
생각보다 수월해서 놀랐어요. 제가 작년까지 일본 혼다에서 자동차 디자이너로 일했는데요, 그때 혼다 소형 전기차 혼다 e를 3개월 타본 적이 있어요.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180km로 장거리를 한 번 가려면 몇 번씩 충전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경험해 봤죠.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중요하다는 걸 체감했고,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많게는 500km까지 갈 수 있는 현대기아 전기차에 눈길이 갔어요. 그래도 기아 EV6 계약서를 쓰기 전에 제 일상 영역 안에서 충전 인프라를 한번 더 꼼꼼히 확인했죠.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곧 이사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충전소가 있어서 안심하고 EV6를 계약할 수 있었어요.
오래 고민하지 않고, 기아자동차 EV6를 선택했다고 들었어요. 이유가 있을까요?
외관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요! 디자인 때문에 EV6를 샀다고 봐도 무방해요. 동일한 선상에 현대 아이오닉5가 있지만, EV6와는 완전히 다른 면을 썼죠. 아이오닉5는 날카로운 삼각 면들을 다채롭게 썼다면, EV6는 볼드한 캐릭터 라인을 볼륨으로 소화해 하나의 덩어리처럼 보여요. 같은 크기여도 EV6가 더 날렵해 보이죠. 바람을 가르며 잘 달릴 것 같은 자세랄까요. 동글동글한 측면 중앙에 캐릭터 라인이 그어진 것도 마음에 들어요. 재밌는 건, 닛산 350Z의 측면도 그래요. 취향은 어쩔 수 없나 봐요.
전직 자동차 디자이너로서 EV6 디자인 언어를 조금 더 소개해 주세요.
정면에서 보면 헤드램프가 굉장히 낮은 위치에 있어요. 오히려 후드가 더 많이 보이죠. 대체로 많은 차들은 후드가 끝나는 양 끝 지점에 헤드램프가 오는데, 이 친구의 헤드램프는 후드 하단에 있어요. 사람 얼굴로 생각하면 튀어나온 이마처럼 보일 수 있어요. 우리가 보기에 EV6가 어딘가 낯설어 보이는 이유죠. 얼짱 각도라고 하죠, 살짝 옆에서 보면 멋진 디자인이에요.
측면에서 보면 앞쪽에서 시작한 두 굵직한 캐릭터 라인이 뒤로 갈수록 하나의 점으로 모여요. 하단의 라인은 점점 위로 올라가고, 상단의 라인은 점점 아래로 내려가는 거죠. C필러도 독특해요. 루프 라인과 완전히 이어지고 리어 펜더보다 좁아서 공간은 손해를 보지만, 리어 펜더의 볼륨이 두드러지는 효과가 있어요. 운전석에 앉아서 사이드미러를 보면 리어 펜더 볼륨이 딱 눈에 들어오죠.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상이 보기엔 멋지지만, 공간을 생각하면 손해를 보는 선택이에요.
기아자동차는 패키징, 그러니까 ‘공간 뽑아 내기’를 정말 잘하는 브랜드인데 이렇게 디자인을 위한 선택을 했다는 게 반가워요. 기아자동차가 공간보다 스타일링을 우선에 둔 모델이 스팅어와 EV6 두 모델이라고 생각해요.
유지비 절감 이외에 체감되는 EV6 일상적인 매력이 궁금해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 시스템이요! 제가 체격이 큰 편이라 유용하게 쓰고 있어요. 좁은 주차 공간에서 탑승객 먼저 내리고 원격으로 차를 주차 칸에 넣을 때요. 주차를 마치고 좁은 공간을 비집고 나오다 보면 옷이 더러워지곤 했는데, 쾌적하게 차에 타고 내릴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최근에 여자친구가 BMW ix3에 관심이 있어서 함께 고민을 하다가, RSPA 시스템이 없어서 제외했어요. 전기차를 경험하다 보니 자동차 신기술에도 익숙해지네요.
나만 알고 싶은, 전기차 충전소 이용 꿀팁을 귀띔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 경험상, 경찰서 전기차 충전소는 항상 비어 있어요. 긴급한 상황일 때는 경찰서를 비롯한 관공서를 찾아가요. 관용차가 충전 중이라면, 담당자에게 양해를 구하면 양보해 주시는 경우가 많고요.
EV6를 타고 차박도 해보셨어요?
네, 꽤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차 안에서 전기 콘센트를 쓸 수 있는 게 정말 큰 장점이더라고요. 여자친구에게도 권해볼까 하다가 말았어요. 분명히 불편하다고 싫어할 거예요(웃음).
현홍님께 일상속에서 EV6가 어떤 카테고리로 자리 잡으셨나요?
딱 떠오르는 이미지는, 나이키 에어포스 1. 어떤 장소에도 어울리는 운동화 같은 자동차예요. 격식이 필요한 자리부터 캐주얼한 자리까지 든든하게 해결해 줘요.
필진 김송은
E-mail songeun.kim@erevo.kr Instagram @kim.song.eun
카 클럽 '에레보' PD. <모터리언> 기자, <BBC 탑기어 코리아 매거진> 에디터 등을 거치며 자동차 관련 콘텐츠를 온라인, 유튜브, 매거진 등에 차곡차곡 담아왔다. 현재는 ‘에레보 신사’를 기반으로 다채로운 자동차 관련 콘텐츠를 풀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