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도 추워요! 겨울철 전기차 이용 팁

Winter is coming

다사다난했던 올 한 해도 어느덧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시기지만, 동시에 운전자들에게는 춥고 위험한 겨울이 걱정되기 마련이지요. 연교차가 큰 우리나라 기후의 특성상 사고 위험은 물론 차량 관리에 있어서도 신경 쓸 것이 많은 까닭입니다.
전기차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겨울 추위로 배터리의 성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보셨을텐데요. 내연기관차보다 구조가 단순하다고는 해도 어떤 차든 피해 갈 수 없는 겨울철 관리 또한 빼 먹으면 안되겠죠. 겨울철 안전하고 즐거운 드라이브를 위한 전기차 이용 팁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 주차와 충전은 가급적 실내에서

배터리 성능 저하를 막기 위해 주차와 충전은 실내에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운전자에게 겨울은 긴장되는 계절이지만, 특히 전기차로 매일 긴 거리를 달려야 하는 운전자가 긴장하는 이유는 단연 주행거리입니다. 날이 추워지면 그만큼 전기차의 배터리 성능도 크게 떨어지기 때문인데요.
통상 상온(25℃) 대비 저온(-7℃) 주행거리는 차종에 따라 60~80% 수준으로 감소합니다. 가령 봄철 3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라면 한겨울에는 주행 가능 거리가 180km 이하로 뚝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원인은 배터리 속 전해질의 경화입니다. 배터리 속에는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갈 수 있도록 전해액이 채워져 있는데, 말 그대로 액체이다보니 기온이 낮아지면 굳어져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죠. 주행 중 배터리의 성능이 나빠지는 건 물론이고 충전 효율도 낮아집니다. 급속 충전기를 물려 놓더라도 원래 속도의 절반 이하로 충전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외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철, 전기차를 오래 세워두거나 충전할 때는 가급적 실내나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어떤 차든 겨울에는 실내에 대는 것이 좋겠지만, 특히나 "전기차는 추위를 많이 탄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2. 보다 잦은 충전, 충전소 미리 확인하기

EV Infra로 목적지 주변 충전소를 검색하고, 즐겨찾기를 활용해 보세요.
차를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더라도 너무 추운 한겨울에는 기본적으로 주행 가능 거리 감소를 피할 수 없습니다. 어쨌든 날은 춥고, 전력 소모량이 많은 난방 기능을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자연스럽게 충전소를 찾는 횟수도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짧은 거리를 오갈 때는 크게 상관 없지만, 장거리 운행을 앞두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주행거리가 줄어드니 충전 없이 한 번에 가던 거리도 충전소에서 한 번씩 쉬어가야 하는데요, 예상치 못하게 낯선 동네에서 충전소를 찾느라 진땀을 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운행 전 EV Infra 앱을 활용해 미리 충전소 위치를 확인하고 또 즐겨찾기를 추가해 둔다면, 보다 차질없고 계획적인 운행이 가능하겠죠?

3. 히터보다는 열선을 사용하자

열선 기능을 활용하면 주행 거리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쌍용자동차)
추운 겨울, 집에서 온풍기나 전열기를 오랫동안 틀어놓았다가 엄청난 전기요금에 깜짝 놀란 경험이 있을 겁니다. 전열 장치는 막대한 전기 에너지를 소모하고 이는 전기차라고 해서 다르지 않습니다.
내연기관차의 히터는 엔진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합니다. 반면 엔진이 없는 전기차에서는 오롯이 충전된 전기 에너지로 히터를 가동해야 하는데 (온도 설정에 따라 다르지만) 히터를 켜면 주행 가능 거리가 10~20% 줄어 들어 전기 소모량이 적은 편은 아닙니다.
따라서 아주 추운 날씨가 아니라면 히터는 낮은 온도로 설정하거나 꺼 두고 열선 시트와 열선 스티어링 휠 등, 비교적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난방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신 전기차들은 충전 중 미리 히터를 켜 두는 예약 난방 기능도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면 따뜻하고 경제적인 운행이 가능합니다.

4. 놓치기 쉬운 냉각수와 배터리 관리

전기차도 냉각수와 12V 배터리 관리는 필요합니다. (사진 출처 : 현대자동차)
전기차 또한 여러 소모품들을 관리해야 하지만 내연기관차에 비해 갯수가 적기 때문에 간과하기 쉬운데요, 특히 겨울철에는 냉각수와 배터리를 더 신경써야 합니다.
고전압 배터리와 모터의 냉각을 담당하는 전기차의 냉각수는 내연기관에 비해 교체 주기가 길지만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고, 교체 시에는 반드시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형 부동액을 사용해야 고장이나 감전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또 겨울철에 신경 써야 하는 배터리가 있습니다. 바로 차량용 12V 배터리입니다. 전기차에도 주행용 배터리 외에 보조의 역할을 하는 별도의 12V 배터리가 탑재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차종 별 상이)
이 보조 배터리는 구동계를 제외한 차량 내부 기능에 동력을 공급하지만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성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충전 상태를 확인하고, 성능이 저하되면 교체해줘야 합니다.

5. 전기차도 예외 없다, 차종불문 겨울철 안전 수칙

전기차도 자동차입니다. 겨울에는 무엇보다 윈터 타이어와 안전 운전이 최우선입니다. (사진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전기차 또한 자동차입니다. 그렇기에 차종 불문 필수 겨울철 안전 수칙들도 신경 써야 하죠.
첫 번째로 제일 중요한 안전 수칙은 '윈터 타이어 장착'입니다.
특히나 전기차는 출발 시 강한 토크를 내고, 후륜구동인 경우가 많아 윈터 타이어는 필수품이죠. 외기온이 -7℃ 이하로 떨어지면 일반 타이어는 경화돼 제 성능을 내지 못하는 반면, 윈터 타이어는 저온에서도 유연성을 유지하는 특수한 소재로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합니다. 특화된 패턴으로 눈길에서도 미끄러지지 않는 건 물론이고요.
두 번째는 '도로 위를 더 예민하게 살피기' 입니다. 겨울에는 블랙아이스 등이 생성되면서 노면이 미끄럽고, 추운 날씨에 몸이 경직돼 돌발 상황에도 재빨리 반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전기차를 탈 때도 겨울철에는 항상 속도를 줄이고 조심히 운전하며 평소보다 안전 운전에 신경 써야 겠습니다.
세 번째는 '정기적인 하부 세차' 입니다. 눈이 많이 올 때 길에 뿌리는 염화칼슘은 차체에 들러붙어 부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눈길을 주행한 뒤 꼭 하부 세차를 통해 염화칼슘을 씻어내고 부식을 예방해야 합니다.
필진 엘제이
자동차 전문기자 출신 콘텐츠 에디터. 전기 자동차 이야기를 쉽고 재밌게 풀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