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인터뷰 : 이준승 님

전기차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모인 EV Infra 앱에서는 서로 질문하고 공감하며 다양한 전기차 에피소드와 의견들이 삼삼오오 모이고 있습니다.
EV Infra는 이렇게 모인 전기차 이용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기록해 보려 합니다. 서로서로의(inter) 다양한 전기차 이야기를 모아보면(view) 언젠가 전기차 문화의 소중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의 (INTER)VIEWEE

이준승 님

"일터에서 좋게 말하면 아이디어가, 안 좋게 말하면 잔소리가 늘었어요."
인생 첫 차로 전기차를 선택하셨다고요!
네, 첫 전기차이자 첫 차예요. 테슬라 모델Y를 선택했습니다. 2021년 5월에 계약했고요, 2022년 6월에 인도받았어요. 아이가 태어나고서 자동차를 처음 사다 보니 저절로, 자동차를 고르는 기준의 우선순위가 안전이었어요. 그래서 볼보 XC60도 후보로 두고 고민했는데요, 유지비를 생각했을 때 고급유를 넣어야 하는 XC60은 부담스러웠어요. 그땐 디젤 모델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전기차이기도 하고, 주행 보조장치 기술력이 뛰어난 모델Y를 결국 선택했습니다.
테슬라의 주행보조 시스템, 오토파일럿 만족스러우세요?
저는 평소에 운전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요, 오토파일럿을 백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유저들에 비해 만족감이 더 높은 것 같아요.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도심에서 사용하는 것도 적응이 많이 됐어요. 대체로 매일 오가는 길에서 쓰기 때문에, 오토파일럿 주행이 까다로운 상황에선 애초에 해제시켜요. 예를 들면, 점선 유도선이 없는 교차로에서는 쓰지 않아요. 일반적으로 반자율 주행 기능을 막히는 도로에서 많이들 사용하시던데, 저는 가고 서기를 반복하는 구간에선 오히려 울컥거리는 움직임이 불편해서 잘 안 써요. 혼자 탈 땐 몰라도 누군가 옆에 같이 있으면 멀미를 하더라고요.
오너님의 생활권 안에서 충전소에 대한 생각이 전기차 구매 전과 후로 동일한가요? 아니면 괜한 걱정이었다, 싶은 부분이 있으세요?
전에 살던 집에도 급속충전기가 있었고, 현재 집에는 콘센트 충전기가 많아서 충전에 불편한 점은 느끼지 못했어요.
그럼 정말 전기차 충전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으시겠네요.
네. 집에 급속 충전기가 있어도 데스티네이션 차저를 애용해요. 주말엔 주차장도 무료인 경우가 있어서, 충전하는데 완전히 0원이 들죠. 집에서 걸어서 한 시간 거리에 차저가 있는데, 운동 삼아 걸어서 다녀오기도 했어요. 훌륭한 전기차 유지비를 보다 더 훌륭하게 만드는 희열이 있거든요. 그렇게 한 달에 전기 충전비로 0원 쓴 적도 있어요.
저는 출퇴근 거리가 멀지 않아서, 일주일에 한 번만 충전하면 돼서 귀찮음이 덜 할 수도 있어요. 시간이 걸리는 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겐 추천하는 일상은 아녜요.
집밥 없는 지인이 전기차 사려고 고민한다면 뭐라고 말해주실 거예요?
집 주변에 전기차 충전소가 있는지 확인하고, 그걸 감내할 수 있는지 물어볼 거예요. 그 부분에 스트레스 받을 성격이라면 사지 말라고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내연기관 자동차 오너가 조금 더 저렴한 주유소를 찾고, 찾아가는 일이 더 스트레스이지 않을까 싶긴 해요.
테슬라의 오너라서 전기차 라이프가 더 편리한 경우가 있는지 궁금해요.
슈퍼차저의 존재가 아닐까 해요. 와이프에게 직접 충전해야 할 일이 생기면 슈퍼차저를 찾아가라고 해요. 충전기 어댑터 무게가 가볍고 충전구에 결합도 잘 되거든요. 일반 DC 콤보는 두껍고 무겁고 결합이 어려워서 제가 쓰기에도 불편할 때가 많거든요.
반대로, 테슬라 오너라서 불편한 경험이 있으세요?
테슬라 차량이 NACS포트를 사용하다 보니, CCS1 커넥터의 충전기에서는 젠더가 호환이 잘 안 되거나, 충전이 안 돼서 불편한 경우가 간혹 있긴 해요.
요즘 디자인이 멋져서 눈길이 가는, 다른 전기차가 있으세요?
모델X와 사이버트럭이요. 모델X는 돈만 더 있고, 아내가 팔콘윙을 싫어하지 않았다면 샀을 거예요. 저는 팔콘윙 로망이 있거든요. 아마 아이들이 계속 열어달라, 닫아달라 하겠지만요. (웃음) 사이버트럭은 전례 없던 디자인이라 호기심이 생겨요.
정말 테슬라에 대한 만족감이 크신 가봐요. 다음 자동차도 테슬라를 생각하시다니!
제가 자동차에 원했던 부분들을 알맞게 딱 채워줘서 그런가 봐요. 제겐 실내 마감이나 승차감이 그리 중요하지 않거든요.
전기차로 장거리 여행을 다녀오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태안을 다녀오는데 경로에 충전소가 없어서 슈퍼차저까지 1%로 겨우 갔던 아찔했던 경험이 있어요. 계획했던 충전소의 충전기가 고장이 난 거예요. 다른 충전소는 국도로 빠져야 해서, 고속도로 타고 슈퍼차저로 향했죠. 그 후로는 어딘가 멀리 갈 땐 충전을 넉넉히 해요.
현재 전기차 관련 플랫폼에서 개발자로 일하시는데, 실제 유저로서 도움이 많이 되시나요?
일터에서 좋게 말하면 아이디어가, 안 좋게 말하면 잔소리가 늘었어요(웃음).
필진 김송은
E-mail songeun.kim@erevo.kr Instagram @kim.song.eun
카 클럽 '에레보' PD. <모터리언> 기자, <BBC 탑기어 코리아 매거진> 에디터 등을 거치며 자동차 관련 콘텐츠를 온라인, 유튜브, 매거진 등에 차곡차곡 담아왔다. 현재는 ‘에레보 신사’를 기반으로 다채로운 자동차 관련 콘텐츠를 풀어내고 있다.